09.04 Jeju Island 1st Day

09.04 Jeju Island 1st Day

제주도 첫날 그리고 사랑과 전쟁

8월 말에 회사 프로젝트에서 철수가 결정나고 9월 4일 부터 9월 8일 까지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내 멋대로 숙소를 예약하여 여자친구님에게 혼이 났지만 뽀쪼(여자친구의 애칭이다.)의 관대함으로 기존의 여행일정을 변경하여 첫 2일은 함덕에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사실 회사에서 전액 지원해 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오전 10시 비행기인지라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나오는 길에 뽀쪼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역시 우리 뽀쪼는 아직 출발을 하지 않았다. 내가 중간쯤 도착해서야 뽀쪼는 출발한다고 전화를 해주었다. 뽀쪼가 여행 가기 전부터 구명조끼, 스노클링 마스크 등 여러가지를 준비해서 짐이 매우 많았다. 나도 조금 늦게나와서 비행기 출발시간 2~30분 정도 전에 도착했다. 뽀쪼가 도착하기전에 금방 도착해서 간다고 줄을 서있으라고 했지만 일하는 직원이 셀프체크인에서 표를 뽑고 수하물만 실으면 된다고해서 표뽑고 수하물 쪽에서 줄 서 있었는데 줄이 길어서 줄 안 서있었다고 또 혼났다.

줄 서 있다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뽀쪼가 직원에게 말해서 겨우 수하물을 싣고 뛰어가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다행히 별 문제 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제주도 행 비행기에는 아기들이 많았다. 1시간 내내 울었는데 아기들이 불쌍하였다. 갑자기 예전에 우리 엄마아빠가 나를 끌고 다닌게 생각이 났다.

나는 어디든 매우매우 가기 싫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지어 사진찍기도 싫어했는데 나의 어렸을 적 사진들은 대부분 사진찍기 싫어서 억지로 찍는 듯한 뾰루퉁한 표정이다.

1시간의 비행은 약간의 코딩을 하며 시간을 보냈더니 금방 제주도에 도착하였다. 수하물을 가장 늦게 실어서 그런지 가장 먼저 나왔다. 수하물 알고리즘은 Stack으로 구현되어 있나보다. 짐을 들고 서둘러서 렌트카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가 버스를 타고 빌리카에 차를 빌리러 갔다. 뽀쪼가 예약 할 때 고민하다가 조금 비싸도 슈퍼자차로 예약을 하였는데 신의 한수 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후에 나온다

아반때 AD를 빌리고 바로 함덕으로 이동하였다. (이 때까지는 모든 것이 좋았다.) 대명리조트에서 회사이름으로 예약했던 숙소(스위트 취사형)를 체크인 하는데 오션뷰와 시티뷰로 두 종류가 있고 오션뷰는 약 2만 4천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든다고 하였다. (예약할 때는 몰랐는데...) 고민하던 우리는 서귀포에서 섬오름 호텔을 가기로 정하였고 (뷰가 매우 좋다) 오션뷰도 해안이 비스듬하게 보인다고 해서 시티뷰로 선택 하였다. 그래도 고층이었고.. 라지만 4층…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곳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사진은 분리수거 하는 곳에서 실컷 찍었다. 쓸데 없이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뷰가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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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뚱맞지만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베란다에서 보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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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에서 보이는 시티뷰


시설 내부는 깔끔했지만 건물이 오래되어 창문이 지저분했고 베란다 문도 녹이 슬었는지 삑삑거리고 잘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내부는 깔끔해서 지낼만은 했다. (내년에는 샤인빌리조트로 가봐야겠다.) 짐을 대충 풀고 나서 사진찍고 기분 좋게 나와서 함덕쪽으로 나왔는데 그 전에 밥을 먹고 물놀이를 하려 했지만 2시 쯤이라 대부분의 식당들이 브레이크타임이었다. 뽀쪼는 얼른 물놀이를 하고 싶어서 다른 곳을 가고 싶어했고 나는 밥 먹고 가려고 했는데 뽀쪼가 다른데 가면서 먹을거 사가자고 했는데 내 생각에는 다른 데 가봤자 어차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 것 같아서 함덕 해수욕장 바로 앞에서 김밥 집과 그 옆에 딱새우 레스토랑 둘 중에 하나 가자고 했는데 뽀쪼는 자꾸 내가 물어보기만 하고 결정 안한다고 화를 냈다. 나도 화를 냈다. 제주도에 도착한지 2시간만에 전쟁이 나서 나는 김밥 식당 안에서 기다리고 뽀쪼는 화가나서 말도 안하고 기다리다가 나올때 즈음에 혼자 산책을 하러 간다고 나갔다. 나는 음식을 받고 나와서 뽀쪼가 저기 멀리에 혼자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뽀쪼에게 전화를 해서 오라고 했는데 천천히 오더니 와서 자기 서울에 가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나도 화나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뽀쪼가 나한테 차 키를 주면서 너가 알아서 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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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해녀김밥. 맛있었다. 밑에는 먹물김밥과 위에는 전복김밥


뽀쪼는 어디 놀러 갈 때 마다 미리 알아보고 준비된 상태로 가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계획 없이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가도 잘 놀다 오는 계획 없는 여행을 좋아한다. 나는 즉흥적이고 뽀쪼는 자기가 준비한 것을 꼭 해야한다. 사실 여태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전부 이런 것 때문에 싸웠다.

그래서 나도 화가나서 내 마음대로 5분 운전해서 처음에 뽀쪼가 가자고 한 곳으로 갔다. (아는 곳이 없었다.) 사실 멀리서 보이는 곳이 었는데 아무리 봐도 근처에 먹을 곳이 보이지 않아서 여기서 사먹고 가자고 한 것이었는데 뽀쪼는 물에 들어가고 싶었나보다. 차를 주차하고 뽀쪼한테 내리자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잠깐 혼자 내려서 보니 해수욕장을 폐장하였다고 자꾸 방송이 나와서 사람들이 물놀이 하다가 나오고 있었다. 함덕에서는 물에 못 들어 갈 것 같아서 대충 카카오지도로 찾아보다가 김녕해수욕장으로 갔다.

뽀쪼는 아직도 화가 나있어서 말도 안하고 있었다. 나는 화가 빨리 풀리고 뽀쪼는 오래간다. 그래서 내가 막 달랬다.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서 뽀쪼가 다시 한 번 자비롭게 용서해 주었다.(수 많은 나의 잘못을 지적해주면서)

눈물의 김밥을 먹으며 서로를 용서하고 옷을 갈아입고 김녕에서 해수욕을 하기로 하였다. 대충 갈아입고서 해변으로 달려가 돗자리를 펴고 짐을 놓고 물 속으로 뛰어 들었더니 왜 싸웠는지 기억도 안 날정도로 시원하고 파도도 계속 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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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김녕 해수욕장. 멋있다...


약 2시간 정도 놀고 나니 사람들도 슬슬 빠지고 파도도 거세져서 우리도 나와서 정리하고 갈 준비를 했는데 숙소가서 샤워하려고 했는데 짐도 많고 더럽고 해서 해수욕장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서 숙소로 갔다가 저녁으로 원래는 딱새우 회 사 먹으려고 동문시장에 가려고했는데 9시 즈음이라 시간도 늦고 해서 근처에 해물칼국수로 유명한 집을 갔다.

나중에 나오지만 시장은 9시까지만 하지만 야시장도 있었고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횟집은 꽤 오래동안 열었다. (약 1시간 지나서 집가는데도 열려있었다.) 그리고 우리처럼 늦었다고 아무데서나 사면 맛 없는 회를 살 수 도 있다.

앞에 약 8팀이 기다려서 대기표에 이름만 써놓고 옆에 있는 킹마트에 가서 구경하다가 다시오니 딱 우리차례여서 기분좋게 들어갔다! 해물칼국수를 시켰는데 엄청 큰 대야같은 그릇에 해물과 칼국수들이 살려달라고 소리쳐서 얼른 건져서 뱃 속으로 넣어주었다. 맛도 꽤 칼칼하고 시원해서 중간 매운맛으로 시켰는데 먹다보니 땀이 찔찔 나올정도 였지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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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알겠지만 엄청 많다. 2인분인데 각종 해물도 듬뿍 들어가있고 얼큰한게 아주 시원했다.


배부르게 먹고나서 해변쪽으로 걷는데 바람도 선선하고 좋았다. 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도 꽤 많았는데 대부분 여행 온 것 같았다. 학교도 개강하고 평일이었는데 나처럼 휴가쓰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걷다보니 노래부르는 사람도 있고 해변가에 카페도 있었는데 좋은자리는 다 차지하고 있어서 그냥 안에 구경만 하고 나왔다.

사람들이 해변에서 폭죽놀이를 하고 폭죽막대를 바다에다 버려서 바다에 둥둥 떠있었다. 처음 봤을땐 저게 뭔가 했는데 자세히보니 폭죽터트리고 남은 폭죽막대였다. (쓰레기)

그렇게 바다바람을 맞으며 시간이 참 빨리 간다라는 생각도 하고 남은 여행 기간동안 더 재미있게 보낼 생각을 했다.(했었는데 자꾸 안 좋은 일들이 생겼다…)

다음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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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lGi Jeong

Lazy Boy's Dail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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